옷차림은 화려하지만…허깨비를 좇는 시대의 초상

옷차림은 화려하지만…허깨비를 좇는 시대의 초상

한국과 에콰도르 두 나라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최근 에콰도르에서 전시회를 열어 한국 미술의 저력을 보여준 안창홍 작가가 이번엔 고국 관람객들과 만납니다. 물질 문명의 이기에 사로잡혀 갈수록 인간다움을 잃어가는 우리 시대를 향한 날카로운 비판이 담긴 작품들, 함께 감상해보시죠. 김석 기자입니다.

금빛으로 화려하게 빛나는 드레스. 주인공은 어디 가고 옷만 남았을까. 그 위로 흘러내리는 건 대체 뭘까. 패션 잡지 화보같은 낯익은 장면들. 하지만 어디에도 사람은 없습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작가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 찾아낸 화려한 옷차림의 사진들.

인물을 지우고, 옷만 남긴 뒤, 캔버스에 옮겼습니다. 흘러내린 물감 자국은 만족을 모르는 인간의 ‘과욕’입니다. [안창홍/작가 : “탐욕이 넘쳐서 녹아내리는 그런 느낌인 거거든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쾌락과 탐욕, 인간의 탐욕과 쾌락의 제일 극점에 서 있는 것이기도 해요.”] 붕대로 두 눈을 가린 얼굴.

똑같은 크기에 똑같은 모양에 똑같은 무표정. 개성이라곤 없습니다. 이 작품을 이해하는 단서는 이마에 뚫린 똑같은 열쇳구멍입니다. [안창홍/작가 : “자아를 상실한, 표리부동한 일에도 스스럼없이 생각 없이 가담하게 되는, 권력과 자본에 의해서 움직이는 우민화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한국과 에콰도르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국을 대표해 에콰도르에서 전시회를 연 안창홍 작가.